• 최종편집 2024-04-18(목)
댓글 0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밴드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기사입력 : 2020.10.27 20:13
  • 프린터
  • 이메일
  • 스크랩
  • 글자크게
  • 글자작게

예영수.jpg

 

누가복음 9장 23절에서 예수님은 “아무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고 했다.

영국의 극작가 셰익스피어(1564~1616)는 좥소네트 146좦의 둘째 연(5~8행)에서 시인은 “그렇게도 짧은 임대 기간을 갖고서, 그렇게도 많은 비용을/그대는 그대의 사라져가는 저택에 쏟아 붓는가?/이 사치스런 낭비의 상속자인 벌레들로 하여금/그대가 투자한 것을 먹게 하려는가? 이것이 그대 육체의 종말인가?”라고 읊었다.

다섯째 행과 여섯째 행에서 ‘짧은 임대 기간’이라고 하고 사라져버릴 ‘저택’이라고 함으로써, 육체는 영혼을 수용해주는 저택에 비유하고, 그 저택은, 영혼이 떠나가면, 사라져버릴 단명한 셋집과 다름없다는 것이다. 시인은 사라져버릴 셋집에 그렇게 많은 비용을 쏟아 붓는 어리석음을 보이는가 하고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일곱째 행과 여덟째 행에서, 시인은 ‘사치스런 낭비의 상속자인 벌레’는 육체가 죽는 날에, 육체는 땅에 묻히게 되어 썩어지고, 육체를 즐기는 것은 구더기뿐이라고 한다. 결국 구더기의 밥이 되어 무로 돌아가 버리는 육체를 위해서 그렇게도 요란스럽게 단장하고, 화장품 칠하고, 화려한 옷으로 외형을 꾸밀 필요가 있느냐고 묻는다. 그렇게 헛된 삶을 영위하는 것이 그대 육체의 종말인가 질문하는 것은, 종말에 직면하게 될 하나님의 심판을 상기하게 한다. 결국 종말에 가라지로 심판을 받게 되면, 풀무 불이 타오르고, 꺼지지 않는 불속에서, 울며 이를 가는 지옥(마 13:24-30, 36-43)에 가려는가를 묻고 있다.

셋째 연(9~12행)에서, 시인은 “그렇다면 영혼이여, 너의 종(육체)의 멸망을 딛고 네가 살아라./그리고 너의 종을 굶주리게 하여 그대 영혼의 풍요를 증강시켜라./지상의 쓸모없는 시간을 팔아서 영원한 생명을 사들여라./내부세계를 살찌게 하고, 외부세계를 부하게 하지 말지라.”고 충고한다.

아홉째 행과 열째 행에서, 시인은 육체를 ‘너의 종’이라고 함으로써, 종은 주인을 섬기는 천한 신분이며, 중요한 것은 영혼이 살아야 한다고 한다. 육체를 희생시키고 영혼의 풍요로움을 추구하라고 충고한다.

열한 째 행에서 시인은 육체의 삶을 ‘지상의 쓸모없는 시간’이라 하고, 영적인 삶을 ‘영원한 생명’이라고 하여 시간개념으로 표현하고 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신의 도시〉에서, 하늘의 도시(영을 따라 사는 자들이 가는 곳)과, 땅의 도시(육신을 따라 사는 자들이 거하는 곳)을 대조하고 있다. 하늘의 도시를 영원 세계라 하고, 땅의 도시를 시간 세계라고 하고서, ‘말씀이 육신 되어 우리 가운데에 거하신’(요한복음 1장 14절) 예수는 영원에서 시간 세계로 오신 분으로써 그 분을 통해서만 우리가 영원을 누린다고 했다. 하버드대 교수인 폴 틸리히는 우리가 영원에서부터 시간 속으로 오신 그리스도를 만나는 그 순간을 ‘영원한 현재’라고 하고, 성육신이라고 했다. 시인은 ‘영원한 현재’를 통해 ‘지상의 쓸모없는 시간’을 초월하여 ‘영원한 생명’을 누리라고 했다.

그리고서 12행에서 시인은 속사람(내부세계)이 영원자이신 그리스도와 함께하고(살찌게 하고), 겉 사람(외부세계)이 세상과 더불어 향락하다가 죽음의 길로 가지 말라고 충고한다.

시인은 13행과 14행의 맺는말에서 “그렇게 하여 인간을 먹고사는 죽음을 잡아 먹어버려라./죽음은 한 번 죽으면 더 이상 죽지 않는다”라고 선포한다.

고린도후서 5장 17절에서 바울은 “그런즉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 것이 되었도다”라고 했다. /라이프신학원 총장, 국제크리스천학술원 원장, 한국기독교영성총연합회 총재

태그

전체댓글 0

  • 40750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세계명작과 성경의 만남 29] 육체적 위안보다 영적인 위안을 - 셰익스피어의 '소네트 146'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